가을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어 눈이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일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 이해인의 시집 〔 시간의 얼굴 〕중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0) | 2014.10.30 |
---|---|
둘이서 하는 단 하나의 사랑~ 용혜원 (0) | 2014.10.21 |
가을사랑 - (0) | 2014.09.23 |
- 미소 띤 얼굴은 아름답죠 / 詩. 이해인수녀 - (0) | 2014.09.21 |
당신을 사랑할때 / 詩. 양애희 (0) | 2014.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