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추억이 젖어도 좋다

이슬비! 2019. 9. 6. 10:47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할수록

창 밖에 비가 내려도 좋다.

 

연초록 잎사귀

빗물에 찢겨

빨랫줄에 나란히 걸어두고

 

간이역을 떠난 안개

풀숲을 더듬거리며 깔리고

 

강도 바다도 경계가 지어진 밤

밀물이 내 추억을 씻어도 좋다.

 

내 사랑의 추억은 접혔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빗소리

가슴을 적시는데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할수록

창 밖에 비가 내려도 좋다.

 

동그랗게 맺힌 그리움을 홀씨

가슴에서 추억이 자라게 해도 좋다.

 

-이효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