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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이슬비! 2015. 3. 30. 21:52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 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이
텅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서
기쁨이 넘쳐나는 세월의 삶이
햇살로 넘쳐 나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며
사랑을 위한 가난이며
모든 것을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더 이상 슬픔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