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고백 이해인

이슬비! 2016. 11. 19. 01:03

 

 

황홀한 고백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