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환하게 가슴을 채우는 날
하얀 구름이 맑은 모습으로 그려주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볼이 터지라고 입안에 공기를 모으곤
하얀 손으로 잡은 민들레를
후~ 하고 불면서
하늘 가득 미소를 날려 보내던 사람.
봄이 되면 길을 가도 그리움들로 피어나고
봄이 되면 눈을 떠도 보고픔 들로 다가와서
아카시아 향으로 되살아나고
오월의 하늘까지 가슴에 들어오는 날이면
더욱 생각이 나는 사람입니다.
가위 바위 보에 바위를 낼 걸 그랬습니다.
좋아서 웃는 환한 미소라도 잡아둘 걸 그랬습니다.
은행나무 서 있는 언덕까지라도 뛸 걸 그랬습니다.
숨이 차서 내뱉는 호흡이라도 받아둘 걸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늘이 더욱 파란 날이어도
하얀 구름이 가슴속에 그려주는 그 모습이
색바랜 사진이 되어 그저 그리울 뿐입니다.
- 오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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