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종이에 손을 베고

이슬비! 2021. 2. 3. 21:59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 것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을 피 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