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풀빛 고운 어느 봄날 / 박서영

이슬비! 2021. 6. 10. 21:50



 

 

아침 창을 여니
아는 척하는 바람이
가슴을 밀고 들어선다 
 
담벼락 밑에
늦게 핀 라일락 꽃
은은하게 향기를 뿌리면
은빛 이슬 푸르게 염색한다 
 
햇살과 바람이 품어
가꾼 자연은 보상받지 않아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선물한다 
 
꽃 피고 진자리
바람이 다독여 열매로
잉태되는 신비로움 
 
새끼손가락처럼
짧아서 더 아쉬운 계절 
 
도도한 장미꽃 피고
아카시향기 가득한 오월
숲 속의 작은 바람이 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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