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 저녁 강가에 서면

이슬비! 2017. 12. 30. 17:59

 

 

뜨거운 여름날의 그을린 흔적

고요히 품어 흐르는 강가에서

외로운 이름 하나가  서 있다.

 

강물도 흘러가고

구름도 흘러가고

흐르는 이 세상에서

마음 흐르는 곳엔 늘

외로운 그대가 있다.

 

씻기고 부서져도 돌아갈 수 없는

한 잎 낙엽만이 쓸쓸한

저 강가엔 가을도 이미 떠나고

겨울이 찾아왔다

푸르른 청춘이 머물다 간

관절 마디마디 눈보라가 몰아친다.

 

젊은 날의 순간들이 저물어간다

그리움도 저무는

겨울날 저녁 강가에 서면

아랫목같이 따스한 사람이 보고 싶다

 

흰 머리카락과 주름살을 보여주어도

부끄럽지 않게 이쁘다고 말해 줄

아름다운 눈빛의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 김인숙 / 저녁 강가에 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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