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 이준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 이준호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가슴 한쪽 깊숙한 곳에 살며시 꽃씨를 뿌려두는 일이다 언제 어떻게 필지 모르는 이름 모를 씨앗 하나를 계절 내내 가슴으로 품어 길러내는 일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어두컴컴한 밤 길을 눈을 감고 걸어가는 일이다 돌 뿌리 많은 길을 지나 웅덩이 깊은 길을 건너 돌아오지 못할 길을 손 잡고 걸어가는 일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인적 없는 강가에 모래 한 줌 길게 던져 물살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 물살이 흐르고 흘러 강 건너 저편에 두고두고 여운으로 남게 하는 일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지금껏 간직해온 감정과 의지 그 반을 허물어내는 일이다 그리고는 비워진 반 틈새에 무작정 가슴을 들이밀어 나를 맡기는 일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마음 ..

2014.04.01

또 한번의 인생 / 詩. 이문주

♣ 또 한번의 인생 강물이 흘러가는 것은 만나고 싶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고 내 안에 그리움이 흐르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사랑이 시작 되듯이 또 한 번의 계절은 지나가고 억새풀이 자신을 풀어 헤칠 때 내 가슴은 텅 비어있음을 느낀다 끝없이 달리는 인생길에서 누군가를 만나지 못해 허우적거릴 때 나를 밝게 한 당신과의 만남은 소리 없이 다가온 눈부신 햇살이다 당신 때문에 나의 하루는 난생 처음 받는 선물이 되고 당신 영혼 속에 나의 영혼을 심어둔다 내 안에 모든 것이 소멸되고 절망적 일 때 살아 있음이 이렇게 행복한가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 준 지금 당신의 따뜻함으로 나를 데우고 기쁨은 당신 눈 속에서 빛난다 새벽이 부르지 않아도 태양은 떠오르고 당신이라 부르지 않아도 내 안에 들어 있는 그리..

2014.03.29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º☆♥ 늘, 혹은 때때로 ♥☆º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이 비어있는 이 가득히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놀인가. -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

2014.03.23

♧+-‥ 꽃마음 별마음 ‥-+♧

♧+-‥ 꽃마음 별마음 ‥-+♧ 오래 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 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별마음이 됩니다.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소리없이 빛을 뿜어 내는 한 점 별처럼,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 주는 별마음 밝은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 이해인수녀「꽃마음 별마음」中에서 -

2014.03.19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수녀

♣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수녀 ♣봄이 오면 나는활짝 피어나기 전에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꽃나무들 옆에서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살아 있음의 향기를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조용히 깨어나고 싶다봄이 오면 나는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봄이 오면 나는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너무 걱정하지 말고더욱 기쁘고 명랑하게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봄이 오면 나는유리창을 맑게 닦아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2014.03.04

우리 함께 가는 길에 / 용혜원

♣ 우리 함께 가는 길에 / 용혜원 ♣ 그대를 만남이 그대를 찾음이 나에게는 축복입니다 우리 함께 가는 길에 동행할 수 있음이 나에게는 행복이기에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 하나 하나가 한 떨기 꽃이 될 수만 있다면 그대 가슴에 안겨 주고만 싶습니다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대에게만은 별이 되어 빛나고 싶습니다 꽃이 되어 피어나고 싶습니다

2014.01.29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詩. 이준호

날마다 그리운 사람이기 보다는 가끔씩 죽도록 보고픈 사람이고 싶습니다 두고두고 못 잊을 사람이기 보다는 차라리 떠나가지 않을 사람이고 싶습니다 너무 사랑했음에 힘겨워 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더 사랑하지 못했음에 가슴아파 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앞서 헤어지지 못했음에 아쉬운 사람이기 보다는 서둘러 만나지 못했음에 안타까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지나간 날들을 그리워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남아있는 날들에 설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두고두고 원망 받지 않는 사람이기 보다는 한번도 원망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랑을 받아서 행복한 사람이기 보다는 사랑을 주어서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 이준호 시인 두번째 시집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중에서 -

2014.01.19

당신이 있어 겨울도 따스합니다- 이준호

당신이 있어 겨울도 따스합니다 허허벌판의 겨울을 살면서도 36.5도의 체온을 지켜낼 수 있는 건 겹겹이 끼어 입은 옷가지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함 때문입니다 살갗을 비집고 들어와 박히는 낯선 계절 앞에서 입김을 내어 불면서라도 저 하늘을 들이 마실 수 있는건 가슴 깊은 곳에 당신을 묻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손발이 시리도록 싸늘하게 바람, 몰아쳐와도 귓볼이 빨게 지도록 수은주가 바닥을 향해 가더라도 당신을 생각하는 것, 하나로도 숨이 가쁘지 않습니다. 가슴이 시리지 않습니다 되려 더 그립습니다 되려 더 따스해집니다. 지나는 사람들의 입김이 짙어질수록,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당신은 너무도 가까이 나의 가슴으로 옵니다.

2014.01.03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詩.이준호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 詩.이준호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입을 빌린 그런 화려함이기보다는 가슴으로 넘치는 진실함이고 싶습니다. 한마디 한마디에 서로가 마음 상해하지 않을 그런 배려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불꽃처럼 달아오르는 꽃잎이기보다는 계절 내내 변함없는 줄기이고 싶습니다 화사하게 달아올랐다가 가장 가슴 아프게 져 버리고 마는 봄 한철 그 걱정이기보다는 사계절 내내 가슴을 흔드는 그런 여운이고 싶습니다.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물결이기보다는 그 물결을 타고 가라앉는 모래알이고 싶습니다. 남의 말에 동하여 당신을 저버리고 떠나가는 그런 가벼움이기보다는 당신의 말 전부를 다 믿을 수 있는 그런 묵직함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

201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