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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리움 / 안성란

가을 그리움 / 안성란 바람이 향기를 품고 가을을 예감하는 창가에 뽀얀 안개가 가리워지면 만질수 없는 더듬이 손가락으로 날짜만 세어 본다 시간은 소리없이 흘러 가을 향기를 창가에 남기고 먼 하늘 보이지 않는 바람을 맞이하면 언제나 그랫듯 사랑은 부매랑처럼 부르면 다시 제자리에 맴돌고 보고픔 잡을 수 없어 마음만 앞서간다 갈색 바람의 향기처럼 신선한 사랑의 향기가 머무는 창가에 갈빛 그리움 되어 투박한 머그잔 커피 향으로 가만히 조용히 내려 앉는다

2014.11.19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

2014.10.31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이 가을에 내가 바라는 것들    지금쯤,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한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지금쯤,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편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는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지금쯤,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지금쯤,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데려가면 참 좋겠네요.지금쯤,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있으면 참 좋겠네요..

2014.10.30

가을노래 // 이해인

가을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어 눈이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일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 이해인의 시집 〔 시간의 얼굴 〕중에서

2014.10.13

당신을 사랑할때 / 詩. 양애희

당신을 사랑할때 내 마음은 저 수정같은 가을 하늘입니다. 속살같은 가슴 다 비추도록 붉은 영혼을 불 살르니깐 당신을 사랑할때 내 마음은 갈바람 냄새입니다. 들국화 고운 노란 향내나는 사랑 그대 가슴에 눈물처럼 흐르게 하니까 당신을 사랑할때 내 마음은 억새 하나 가슴에 꽂는 숨은 가을 풀꽃입니다. 햇살처럼 넉넉한 고즈넉한 사랑이니까 풀섶에 깃든 풋풋함이니까 당신을 사랑할때 내 마음은 천개의 촛불 밝히고 만개의 공존의 심장 띄우고 선홍빛 숨 고르기를 여러날 합니다. 내 하나의 소중한 그대니까 내 심장의 특별한 그대니까 - 당신을 사랑할때 / 詩. 양애희 -

201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