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194

살다보니 알겠더라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속에 한잔의 커피에 목을 축인다. 살다보니 긴 터널도 지나야 하고 안개 낀 산길도 홀로 걸어야 하고 바다의 성난 파도도 만나지더라. 살다보니 알겠더라.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스치고 지나야 하는 것들은 꼭 지나야 한다는 것도...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남아야 할 사람은 남겨지더라 두손 가득 쥐고 있어도 어느샌가 빈 손이 되어 있고 빈손으로 있으려 해도 그 무엇인지를 꼭 쥐고 있음을... 소낙비가 내려 잠시 처마 밑에 피하다 보면 멈출 줄 알았는데 그 소나기가 폭풍우가 되어 온 세상을 헤집고 지나고 서야 멈추는 것임을... 다 지나가지만 그 순간 숨을 쉴 수 조차 없었다 지나간다 모두 다 떠나는 계절 저무는 노을 힘겨운 삶 마저도... 흐르는 것만이 삶이 아니다 저 강물도 ..

좋은글 2020.05.25

세상에 날개가 닿지 않는 새처럼

세상에 날개가 닿지 않는 새처럼 꽃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소나무에 걸린 달님과 마주앉아 차를 따르며 담소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허허로울 순 없을까. 세상 위로 날아가면서도 세상에 날개가 닿지 않는 새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타인의 달콤한 말이나 험담에도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듯 그렇게 무심함으로 살 순 없을까. 보는 이 없어도 홀로 피는 들꽃처럼 찾는 이 없어도 맑은 물 솟는 옹달샘처럼 그렇게 넘쳐나는 생명일 순 없을까. 무한의 큰 품에 다담삭 안겨 성스런 향기 뿜어내는! - 고진하 中에서 -

좋은글 2020.05.20

[마음이 하는 일]

인생을 엮은 것은 결국 마음으로 가는 길이더라... 행복을 찾는 것도 마음의 길이고, 사랑을 다듬어 가는 것도 마음이더라... 그리움을 담고 아파하는 것도 마음의 길이며, 보고 싶어 안타까와 하는 것도 마음이더라... 고독한 인생을 사는 것도 마음이며, 외로운 길을 홀로 가는 것도 마음이더라... 삶에 요행을 바라는 것도 마음이며 인생을 집핍하는 것도 마음이더라... 우리들의 삶 또한 마음에서 오는 것이며, 또 다른 희망을 꿈꾸는 것도 다 마음이더라.... 좋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마음이며, 그것을 행하는 것도 마음에서 오는 것이더라... 나의 잘못을 깨달아 가는 것도 마음이며, 그것을 아름답게 다듬어 가는 것도 마음이더라... 세상을 보는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마음이며 삶을 방관하는 사이 변하는..

좋은글 2020.05.04

4월의 시

4월의 시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고개를 조금만 돌려도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감사한 마음이고, 고운향기 느낄수있어 감격이며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눈이 짓무르도록 이봄을 느끼며가슴 터지도록 이봄을 즐기며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내일도 내것이 아닌데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오늘 이봄을 사랑합니다.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

좋은글 2020.04.03

봄 편지

봄 편지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연약한 푸른 싹 위에 올라타는 아지랑이 얼어버린 마음 녹여 놓고 햇살 따라 강물로 흐릅니다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내 마음 자락 젖기 전 가장 일찍 나온 풀잎 위에 봄 편지를 씁니다 앞질러가는 봄바람이 보낸 사연들 꽃물이 묻어 향기롭고 눈 길 위 나뭇가지 위에서 겨우내 그리움으로 울던 목이 쉰 산새의 울음소리 묻은 곱게 맺힌 눈물 몇 방울 내 그리움도 반짝입니다 말없이 흘러가며 밟은 길 모두가 푸르러 가는데 어질 머리 노랑 속으로 파고 든 산수유 꽃문 활짝 열면 바로 거기가 봄의 길목이라 다시 환한 봄볕 같은 사연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이효녕-

좋은글 2020.03.18

서로 기대고 사는 인연

우리는 많은 사물과 자연에 기대어 살아 갑니다. 우울한 날에는 하늘에 기대고 슬픈 날에는 가로등에 기댑니다. 기쁜 날에는 나무에 기대고 부푼 날에는 별에 기댑니다. 사랑하면 꽃에 기대고 이별하면 달에 기댑니다. 우리가 기대고 사는 것이 어디 사물과 자연뿐이리요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대어 살아 갑니다. 내가 건네는 인사는 타인을 향한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 아닌 타인입니다. 나를 울게하는 사람도 타인 나를 웃게하는 사람도 타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비스듬히 기댄다는 것은 그의 마음에 내 맘이 스며드는 일입니다. 그가 슬프면 내 마음에도 슬픔이 번지고 그가 웃으면 내 마음에도 기쁨이 퍼집니다. 서로 기대고 산다는것 그것이 바로 인연이겠지요 그 인연의 언덕은 어느 날은 흐리고 어..

좋은글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