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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 문득 그리운 사람이 있거든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도 쓸쓸한 일이다 가슴속까지 뻔히 들여다보고 물살처럼 빠져나가는 외로움을 작은 가슴하나로 받아내는 일은 때론 눈물에 겨운 일이다 하염없이 흐드러지며 눈앞을 내뒹구는 햇살 몇줄기에도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무심코 불어오는 찬바람에도 몸소리 치게 추운것이기에 어쩌면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무모한 오만인지도 모른다. 그리워할수 있을때 그리워 해야 한다 사랑할수 있을때 사랑해야 한다 다하지 못한 말 언저리 깊게 배어내어 주절주절 뱉어도 내어야 한다 가슴시리도록 허전해 오면 목놓아 이름도 불러보고 못견디게 보고픈 사람은 찾아도 보아야 한다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부등켜 안아도 보고 그렇게 함께 할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껴도 보아야 한다 이준호 / 문득 그리운 사람이 ..

좋은글 2022.01.01

다시 시작하는 거야 -김민소-

노을이 눈부실 때면 수많은 구름이 함께 하고 대지가 꽃을 피울 때면 수많은 벌레들이 모여 들지 무지개가 뜨는 하늘엔 장대비의 뒷모습이 보이고 들판이 열매를 맺을 때면 겨울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해 우리가 성취를 통해 감동의 물결이 출렁거릴 때 자꾸 목이 메여 오는 건 아픔을 이겨낸 시간들 때문이야 올올이 비우지 않고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듯 더러운 것을 닦지 않고 맑은 향기를 뿜어낼 수 없듯 행복이란 이름 또한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시련과 동고동락 하면서 지냈기에 얻게 되는 선물이야 지금 힘들다면 아직도 꿈이 있다는 것 지금 외롭다면 아직도 사랑하고 싶다는 것 꿈꾸고 사랑하며 그렇게 나이를 먹어 가는 거야 시작이라는 향수를 뿌려가며... -김민소-

좋은글 2021.12.18

어느 날의 커피/용혜원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2021.12.18

바람의 찻집에서/ 류시화

바람의 찻집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았지 긴 장대 끝에서 기도 깃발은 울고 구름이 우려낸 차 한 잔을 건네받으며 가장 먼 데서 날아온 새에게 집의 안부를 물었지 나 멀리 떠나와 길에서 절반의 생을 보내며 이미 떠나간 것들과 작별하는 법을 배웠지 가슴에 둥지를 틀었다 날아간 날개들에게서 손등에서 녹는 눈발들과 주머니에 넣고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불꽃의 씨앗들로 모든 것이 더 진실했던 그때 어린 뱀의 눈을 하고 해답을 구하기 위해 길 떠났으나 소금과 태양의 길 위에서 이내 질문들이 사라졌지 때로 주머니에서 꺼낸 돌들로 점을 치면서 해탈은 멀고 허무는 가까웠지만 후회는 없었지 탄생과 죽음의 소식을 들으며 어떤 계절의 중력도 거부하도록 다만 영혼을 가볍게 만들었지 찰나의 순간 별똥별의 빗금보다 밝게 빛나는 깨달음도 ..

2021.12.12

커피 향으로 행복한 아침

원두커피의 향이 천천히 방안에 내려앉는 아침은 평안한 마음이어서 좋습니다. 헤이즐럿의 오묘함과 맛있는 블루마운틴의 조화로운 향기는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마저 감동시키고 가끔씩 호흡을 쉬어 긴장케 하는 커피메이트의 맥박소리는 기다림을 설렘으로 유도합니다. 핸드밀로 가루를 더 곱게 만듦은 커피를 쓰고 떫게 만들어 마실 때 나만의 욕심과 교만을 깨닫기 위함인데, 한 모금 천천히 입으로 가져가면 커피향의 살가운 속삭임이 호흡으로 전해져 무어라 표현할 수없는 이 행복함. 아! 어떻게 미운 마음을 가질 수 있으랴? 따스함과 함께 온 쓴맛이 나중에 내겐 단맛인 것을, 커피 향기가 입안에서 긴 여운으로 남아 있는 이 아침은 어제는 어려웠지만 내일은 반드시 좋은 날이 오는 행복한 오늘의 시작입니다. -오광수-

좋은글 2021.12.10

그저 그리울 뿐입니다

하늘이 환하게 가슴을 채우는 날 하얀 구름이 맑은 모습으로 그려주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볼이 터지라고 입안에 공기를 모으곤 하얀 손으로 잡은 민들레를 후~ 하고 불면서 하늘 가득 미소를 날려 보내던 사람. 봄이 되면 길을 가도 그리움들로 피어나고 봄이 되면 눈을 떠도 보고픔 들로 다가와서 아카시아 향으로 되살아나고 오월의 하늘까지 가슴에 들어오는 날이면 더욱 생각이 나는 사람입니다. 가위 바위 보에 바위를 낼 걸 그랬습니다. 좋아서 웃는 환한 미소라도 잡아둘 걸 그랬습니다. 은행나무 서 있는 언덕까지라도 뛸 걸 그랬습니다. 숨이 차서 내뱉는 호흡이라도 받아둘 걸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늘이 더욱 파란 날이어도 하얀 구름이 가슴속에 그려주는 그 모습이 색바랜 사진이 되어 그저 그리울 뿐입니다. -..

좋은글 2021.12.07

세월이 물들어 가는 날

밤이 깊도록 나는 잠 못 들고 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의 정점에 나를 내려놓고 즐거운 시간과 힘든 시간을 반복하며 살면서 살아온 날들 위에 살아갈 날들 위에 이야기들 하나마다 의미를 새겨 넣고 세월이 물들어 가는 날 삶의 소중함에 눈을 뜨고 사랑하지 못한 아니 사랑하지 아니한 그 순간 후회가 남긴 미련에 눈물을 쏟아부으며 하고 싶은 말. 내 삶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히 부서지고 맞춰질 퍼즐 조각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 김영자 -

좋은글 2021.11.27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 있다면... - 정희성 -

2021.11.27

그대와 함께 있으면 류시화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내 마음속의 모든 생각을 그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 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마치 내 마음을 털어 놓은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항상 나를 이해하는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편안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사소한 일 조차 속일 필요 없고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나는 사랑으로 그대에게 의지하면서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대는 내게 특별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202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