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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사람이 있거든- 오광수

보고픈 사람이 있거든 보고픈 사람이 있거든 눈감고 노래를 불러보세요 그리워 못 잊어 부르는 노래마다 한 절 한 절 길게 다리가 놓여져 내 노래 듣고 찾아오시는 보고픈 이가 살며시 밟고 오려니 보고픈 사람이 있거든 밤하늘 별들을 세어보세요 그리워 눈물이 고이며 볼 때마다 한 별 한 별 환한 빛들이 모아져 내 모습 보고 찾아오시는 보고픈 이가 어둔 길 쉽게 오려니 보고픈 사람이 있거든 바람에 가슴을 열어보세요 그리워 애타게 기다린 마음 알고 살랑살랑 고운 바람을 타고서 내 가슴 꼬옥 안아주시는 보고픈 이가 눈뜨면 와 있으려니 - 오광수 -

2017.11.11

임숙희 / 가끔은 그렇게 살고싶다

마음 열어놓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연락 없이 찾아가도 환한 얼굴로 반겨주는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향기로운 커피 향 가득 담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말없이 함께 듣고 있어도 좋은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괜스레 가슴을 파고드는 쓸쓸한 마음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눌 사람이 그리워 전화를 만지작거려 보아도 그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는 마음.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퍼지는 따뜻한 커피 한잔에 공허한 마음 살포시 놓아봅니다. - 임숙희 / 가끔은 그렇게 살고싶다 -

좋은글 2017.11.07

가을에는 걷자 -- 오광수

가을에는 걷자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가을 색 유혹에 한번쯤은 못이기는 척 걷다 보면 잊고 있었던 먼먼 음성이 발밑으로 찾아와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그토록 설레게 했던 그리운 이의 목소리가 되어 세월로 닫아 놓았던 가슴이 문을 연다 허전함이 기다리는 공원벤치는 보지 말자 걷다 보면 바람 뒤에 살금 따라와 팔짱을 끼는 정겨움으로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구름 위를 걷듯 그렇게 황홀했던 순간이 되어 파란 하늘에 그려진 가슴은 행복하다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가끔씩 눈을 감고 걸으면 억새들이 부르는 손짓과 가을 색에 자지러지는 새들의 날갯짓에 더 가까이 그리운 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 詩 오광수 -

좋은글 2017.11.02

세월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가을 단풍이 어여쁘다.붉게 물든 하늘 구름이 어여쁘다. 문득 멈추어 버린 마음바람이 분다.하늘도 곱고노랗게 붉게 물든 단풍이 고운데가슴에선 비가 내린다. 그 고운 빛들이 세월뒤돌아보니슬픔과 회환이...비가 되어 가슴을 적신다. 흐르는 시간속에비추는 어머니의 모습아는듯 모르는듯자꾸만 잃어버리는 기억 표정없이 바라보는어머니의 모습두려움이 되어가슴은 쿵하고 내려앉는다. 세월앞에서한없이 작아지는우리들의 모습이기에.....

마음 2017.11.02

그리움이 닿은 곳은 - 오광수

그리움이 닿은 곳은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 같이 걸었던 그곳에 다시 와보니 세월은 당신의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수줍은 바람에 실려 이름 모를 꽃내음과 함께 나를 황홀케 하던 당신의 향기와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에 실린 당신의 콧노래가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질투로 제대로 들리지 않던 그때가 다시 보고 싶어 행여 조금이라도 그리움이 그 자리에 있을까 그 길을 걸어보지만 그때에는 그렇게 짧아 안타깝던 거리가 오늘 보니 멀게만 느껴집니다.

2017.10.30

가을 노래 /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의미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좋은글 2017.10.22

가을 / 김용택

♤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2017.10.17

10월의 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날

좋은글 2017.10.16